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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T가 ‘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

모든 조직은 고유한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 또한 각자 다릅니다. 그래서 한 조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면, 그들이 가진 신념이나 철학, 일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NBT에서는 특별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채용', '임직원', '적응'과 같은 단어들이 그렇습니다. NBT는 최대한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신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오늘은 피플+팀 정유진 TA 매니저와 ‘NBT가 쓰지 않는 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피플+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피플+팀은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고, 구성원들의 몰입 환경 조성하고, 팀과 조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즉. NBT의 각 제품과 사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를 책임지는 최전선에 있는 조직입니다. 피플+팀에서는 구성원에 대한 관찰과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인사팀과 다르게 급여, 노무 등 지원(Back-office) 업무는 하지 않고 있어요. 재무팀, 법무팀 등 해당 분야에 더 높은 전문성을 가진 동료들이 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죠.
Q. 그렇군요. 오늘은 NBT에서는 쓰지 않는 말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먼저 NBT에서는 새로운 동료를 찾을 때 '채용' 대신 '영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채용’과 ‘영입’은 회사와 영입 후보자의 관계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채용’은 사전적으로 사람을 골라서 쓴다는 의미인데요. 여러 지원자들 가운데서 순위를 세우고 선발하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다분히 권위적인 용어죠. 반면에 ‘영입’은 구성원으로 환영하여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NBT는 100명, 200명의 후보자를 모아놓고 1등부터 10등까지 줄을 세워 평가하는 방식으로 동료를 찾지 않아요. 회사와 후보자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비전과 역량, 컬처핏을 검증해가면서, 우리와 함께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갈 훌륭한 동료를 신중하게 모셔 옵니다. 그런 점에서 ‘영입’이 NBT가 동료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잘 드러내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Q.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영입’처럼 NBT의 인사 철학을 드러내는 단어들이 몇몇 있어요. 예를 들어, NBT에서는 ‘임직원’ 대신 ‘구성원’이라는 말을 쓰고 있죠?
네, 회사의 중요한 일을 맡는 사람(주로 이사급 이상의 경영진)인 ‘임원’과 일정한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주로 부장 이하의 실무진)인 ‘직원’을 아울러 ‘임직원’이라고 하는데요. 임직원이라는 말에는 일하는 사람 사이에서의 상하 관계가 드러나죠. 반면에 ‘구성원’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를 이루는 사람을 뜻합니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든 주체를 통틀어서 구성원이라고 부르는 거죠. NBT 구성원들은 스스로 '엔비티앵'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Q. NBT에서는 신규 입사자의 온보딩 과정에서도 ‘적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적응’이라는 말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적응’은 보통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맞춘다는 의미죠. 일반적으로는 입사 후에는 회사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NBT는 본인이 갖고 있는 모습을 감추면서 주변 동료들을 관찰하고, 그걸 그대로 따르면서 일하는 방식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합류하자마자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가감 없이 발휘하고 몰두하기를 바라죠.
Q. 아무래도 회사에 새롭게 합류하면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할텐데요. 어떻게 해야 NBT에서 빠르게 역량과 몰입도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환경이 낯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움츠려든다면 개인이 가진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 해요. 이러한 움츠러든 상태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모멘텀 때문에 자신의 몰입도가 점점 저하되고, 본격적으로 핵심 미션에 투입되었을 때엔 100% 이상의 몰입도를 발휘하기 힘들 겁니다. 따라서, NBT에서 빠르게 몰입하는 구성원은 대부분 본인이 갖고 있는 경험과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고, 기존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들이에요. 물론 우리는 독특한 업무 방식과 환경을 갖고 있지만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모습이 관찰된다면 수동적으로 적응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것이 NBT가 추구하는 온보딩 방식이에요.
Q. ‘적응’과 마찬가지로, ‘복지’나 ‘복리후생’이라는 단어도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복지 혜택이 자칫하면 고통에 대한 대가로 느껴질 수 있거든요.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모였는데, 임금 외 혜택을 줌으로써 내가 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것이고 일의 목적이 보상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5년 근속자에게 한 달간의 리프레시 휴가를 주는 복지가 있다고 가정한다면요. 이 제도가 5년의 기여에 대한 보상처럼 여겨지고, 그것이 잘못하면 '지난 5년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고 그에 대한 혜택으로 쉬게 해 준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습니다.
Q. 휴가 이야기가 나와서 덧붙이자면, NBT에서는 구성원 분들이 휴가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NBT의 Refresh 제도는 어떤 맥락에서 시작된 걸까요?
NBT는 모든 구성원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휴가에 제한을 두지 않는 Refresh 제도도 그런 맥락이에요. 구성원이 스스로 언제, 얼마큼 휴식을 가져야 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휴가가 무제한이라고 하면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럼 마음대로 몇 달씩 쉬고, 어뷰징 하는 사람 있지 않아?”라고요. 하지만 NBT는 애초에 자기 일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있어요. 일이 싫어서 회사를 안 나오려고 노력한다거나 휴가를 필요 이상으로 쓰는 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한 시간이나 심신이 지쳤을 때 당연히 휴식이 필요하죠. 하지만 그것을 회사에서 통제하거나 관리하기 시작한다면 오히려 어뷰징이 일어날 거예요. 구성원들을 성숙한 주체로 대하고 스스로 판단하여 휴가를 쓰게 한다면 어뷰징은 일어나지 않죠.
Q.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채용’, ‘임직원’, 적응, 복지’ 모두 NBT의 인사철학과 맞지 않는 단어들이네요. 우리가 회사 안에서 언어를 명확하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언어는 사람의 생각과 사고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 단어가 가진 의미나 이미지로 인해서 고정관념이나 오류가 생기는 걸 목격한 적이 있거든요. 특히나 NBT가 일하는 방식과 환경은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매우 독특한데요. 그에 맞는 차별화된 단어를 통해서 방향성을 상기하고 강화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언어, 행동을 관찰했을 때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기 시작하면 캐릭터가 없는 조직이 돼버려요. 그래서 구성원 분들에게도 단어를 엄밀하고 명확하게 사용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Q. 말씀하신대로 NBT는 독특한 일하는 방식을 갖고 있어요. 이런 방식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분들도 종종 있고요. 왜 우리는 이런 방식을 고집하고 지켜나가야 할까요?
많은 기업들에서 채택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NBT는 기본적으로 통제와 관리를 거부하는 분들이 모여 있어요. 그런 곳에서 관리가 쉬운 방법으로 혹은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접근하다 보면 구성원에게 피해를 드리게 돼요. 조금 어렵고 일반적이지 않더라도 구성원의 자기 주도성과 몰입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 철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어떤 분들이 NBT에 합류하기를 바라나요?
회사의 인재상에 부합하고, NBT가 일하는 방식에 공감하는 분들이 오셔야겠죠. 자신의 일을 즐기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누구보다도 도전적인 분들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경계 없이 일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고, 빠르게 실험하고 개선하며 일할 수 있는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스타트업이 가진 자율적인 환경, 무제한 휴가 등을 단순히 유토피아로 본다면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NBT에서 일하는 것이 결코 안정적이거나 편안하지는 않거든요. 그럼에도 저희와 함께 한다면 스스로 내적 동기를 지니고 의미있는 일을 주도할 수 있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거에요.